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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가 임할 때에

푹 고은 멸치 국물에

국수 말아

한끼 에우고

세월 반질한

베게 끌어다가 누워

청포도 익어가는

마을에 전설 더듬어보고


공명이 무엇이냐

명리가 무엇이냐

부르다가 지치면

낙송장 서랍

뒤적여

성경찾아

읽어보며


전능자에게 뜻을 묻고

답 들으며

진리를 찾아

노래하며

성령의 강림으로

생명을 사랑하는

은혜가 입할 때에


어디선가

남실남실

천사라도 납셔오신다면

조용했던 열정

다시 타오르게 하고

온몸과 마음으로

환영하고


어화둥실

빙글 빙글 돌며

저 멀리

북망산 가는

노을 빛에

가슴 열어

주 찬양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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