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크
히브리어 성경을 유대인들은 타나크라고 한다.
타나크는 성경의 세 장르 즉 토라, 느비임, 케투빔의 첫 글자를 모아 만든 것이다. 토라는 모세율법이요, 느비임은 예언서요, 케투빔은 지혜문학서라고 말할 수 있다. 예수님께서도 ‘율법과 선지자와 조상들의 유전’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이것은 글자 그대로 타나크를 말하는 것이다. 조상들의 유전은 구전율법인 ‘미쉬나’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타나크의 세 장르는 다음과 같이 세분된다.
토라(율법서)
1. 브레쉬트(태초에) 창세기
2. 쉐모트(이름들) 출애굽기
3. 바이크라(그리고 부르다) 레위기
4. 바미드바르(광야에서) 민수기
5. 드바람(말씀) 신명기 느비임(예언서)
6. 예호슈아(여호수아)
7. 쇼프팀(사사기)
8. 쉬무엘(사무엘)
9. 멜라킴(열왕기)
10. 예쉬야흐(이사야)
11. 이르미야흐(예레미야)
12. 예헤쯔켈(에스겔)
13. 열두예언서(한 책으로 분류) 호쉐아(호세아) 요엘 아모스 오바뒤아(오바댜) 요나흐(요나) 미카흐(미가) 나쿰(나훔) 하바쿠크(하박국) 쩨파냐흐(스바냐) 학가이(학개) 쩨카뤼야흐(스가랴) 말라키(말라기) 케투빔(문학서)
14. 테힐림(시편)
15. 미쉴레이(잠언)
16. 이요브(욥기)
17. 쉬르 하 쉬림(아가서)
18. 룻 19. 에이카흐(애가)
20. 코헬레트(전도서)
21. 에스더
22. 다니엘
23. 에즈라와 네흐미야(에스라+느헤미야)
24. 디브레이 하 얌밈(역대기) 보다시피 타나크는 24권으로 되어있다.
우리 구약성경은 70인역 헬라어 성경, 즉 셉투아진타의 전통을 좇아 37권으로 되어있고 순서도 다르게 편집되어 있다.
히브리어 원전
히브리어 성경 즉 타나크가 원전이기는 하지만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타나크가 정말 예수님 시대에도 또한 그 이전에도 사용되었던 것인지 의구심이 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4권의 책들을 망라한 최고(最古)의 히브리어 필사본은 지금 쌍 페테스부르그의 살치코프 쉬체드린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맛소라 텍스트인데 이것이 쓰여진 시기는 고작 주후 1008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맛소라텍스트에는 주후 700년대에 사용되기 시작한 모음부호 즉 맛소라 기호가 찍혀 있다. 이것은 맛소라 학파의 신학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맛소라는 그 뜻이 ‘전통’으로 성경을 연구하는 유대인 학파들 가운데 하나이다. 맛소라텍스트는 지금 ‘비블리아 헤브라이카 쉬투트가르텐지아(BHS)’란 이름으로 우리에게 와있다.
그런데 1947년 쿰란지역의 동굴에서 발견된 고문서들 가운데는 주전 2세기에 필사된 것으로 생각되는 이사야서 전체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맛소라텍스트가 쿰란 이사야서 때문에 권위를 상실하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둘 사이의 차이가 별로 없음이 밝혀져 맛소라 텍스트는 그 권위를 더 하게 되었다.
지금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히브리대학교는 쿰란 이사야서를 넣고 또 맛소라 텍스트보다 오래된, 하지만 많은 부분이 소실된 알레포 사본 등을 자료로 하여 새로운 타나크를 만들고 있다. 현재 히브리대학본의 이사야서가 분책으로 발간되고 있다.
한편 사마리아 5경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지금도 사마리아인들이 가장 오래된 성경으로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내용이 타나크와 다른 것들이 많이 보편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오늘날 히브리어 성경이 희소한 것은 헬라나 로마의 침략자들이 히브리어로 된 책들은 모조리 압수해서 불살랐기 때문이다.
지금도 많은 신학자들은 예수님이 히브리어를 사용하지 않고 아람어나 헬라어를 사용했다고 주장하면서 히브리어의 중요성을 반감시키고 있는데 이것은 모략이라고 생각된다.
타나크의 번역본들
셉투아진타(LXX)와 헬라어 번역본: 위경인 ‘아리스티아스의 편지’에 따르면 프톨레미 2세 필라델푸스(주전 285-247)는 모세5경을 헬라어로 번역해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에 비치하라고 명령했다. 이 명령에 따라 이스라엘의 12지파에서 각각 6명씩 모두 72명의 서기관들이 차출되어 와서 알렉산드리아의 휴양지에서 번역작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세5경만 번역하도록 했는데 결국 타나크 24권을 모두 번역했을 뿐만 아니라 유대인들이 히브리어 원본을 찾을 수 없다고 해서 정경으로 인정하지 않는 외경 7권도 덧붙였다. 7권의 외경은 토빗서, 유딧서, 에스텔서, 마카비서, 바룩서, 지혜서, 집회서를 말한다. 또한 모세오경, 역사서, 지혜문학서, 예언서로 편집을 했고 긴 책을 두권으로 분리하기도 했다.
현재 셉투아진타는 주전 2세기에 나왔다는 이유에서 특히 가톨릭교회에서 맛소라 텍스트 이상의 대접을 받고 있다. 가톨릭교회의 공동번역성서는 셉투아진타의 체계를 따르고 있다.
반면 유대인들은 이것을 거짓된 책으로 푸대접하고 있다. 나 자신 맛소라 텍스트와 셉투아진타의 비교작업을 해보았는데 많은 부분에서 셉투아진타는 맛소라 텍스트에는 없는 것들이 첨가되어 있었고 성경의 이름이나 편집체계를 헬라식으로 바꾸려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독교에서 헬라인들이 주도권을 잡게 되면서 신약성경 자체가 헬라어로 나오게 되었다. 당연히 헬라어는 기독교의 국제어가 되었다. 신학논문들도 헬라어로 기록되었다. 이 가운데서 알렉산드리아 출신의 오리게누스는 히브리어의 헬라어 번역 작업에 열심을 내서 ‘헥사플라’라고 하는 대조성경을 주후 230-40년 사이에 내기도 했다.
탈굼: 포로기 이후 바벨론과 페르시아에 살던 유대인들은 아람어를 주로 사용했다.
그리하여 타나크를 아람어로 번역해서 사용했는데 이 아람어 번역본을 탈굼이라 한다.
탈굼이란 히브리어로 ‘번역’이란 뜻이다. 탈굼은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에게 널리 사용되었다. 하지만 탈굼이 히브리어 성경을 대신한 적은 결코 없다. 페쉬타: 시리아어 번역본으로 탈굼을 번역한 것이다.
페쉬타는 시리아로 ‘평이한, 보편적인’이라는 뜻이다. 시리아 지역에 이방 기독교의 중심인 안디옥이 있었고 페쉬타는 기독교인들에게 중요한 번역성경이었다.
불가타: 키푸리아누스와 터툴리아누스같은 라틴교부들이 셉투아진타를 라틴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했다. 그러나 히에로니무스가 셉투아진타, 헥사플라, 히브리어 파편 등을 이용해 라틴어로성경을 번역했다. 특별히 그는 베들레헴에 있으면서 이 작업을 했다. 그때가 대략 주후 390년 쯤이었다. 이것이 6세기 이후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공인된 성경으로 받아들여져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불가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