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가을비는
주님의 물감이네
켄퍼스 위에
붓이 닿는
나뭇잎 풀잎
빨강 노랑으로
묵직한 갈색으로
단품이 들어
온 세상을
가을 연극 무대처럼
화려하게
꾸미시네.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가을의 한 날
주님이 베푸신 단풍으로
온 세상이 아름답네
산야는 물론
하이웨이와
길가
골목길
걸어가는 사람
뛰어노는
아이들까지도
가을이네
아 아름다운 가을이여
하늘도 구름도
호수도
산길 오솔길
바위
흐르는 개울까지
단풍 진
가을로 덮어
천국이라 할 만큼
늦가을의 서정에
푹 빠진체
마음에 새겨지네
(늦가을에 서정)